셀프 인테리어는 모든 공정을 일일이 다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머리 아플 일이 많다.
초보자일수록 아무런 하자/문제없이 끝나는 경우는 없고, 아무리 신경을 많이 써도 소소한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간혹 문제없이 성공했다는 분들의 사례를 보면,
- 아파트 골조 상태 좋음
- 비확장
- 구조변경 없음
- 누수 등 하자 이슈 없음
등등 많은 조건들이 일치한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구축아파트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테리어 비용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에 (많게는 몇천만 원을 아낄 수 있다) 금전적으로 아끼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한다.
인테리어는 지키면 좋은 공정 순서가 있다.
(안지킬 경우 머리 아픈 일이 많이 생긴다)
물론 이 순서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 순서는 무척 중요한 게, 이 순서가 꼬이게 되면 공사 비용이 추가되거나, 기껏 새로 한 바닥이나 벽지에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바닥을 장판으로 할 경우, 찍힘이나 눌림을 방지하기 위해 마루나 타일 시공할 때보다 더욱 뒷 순서로 시공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공사할건지 명확하게 정한 후, 업체랑 스케줄 조정을 해야 한다.
(물론 제대로 정해놔도 돌발상황이 발생해서 일정 엉망 되는 일이 다반사이다. )
셀프 인테리어는 돌발 변수의 연속이다.
언제, 어디서 갑자기 돌발상황이 발생해서 추가 공정이 생기고 견적이 올라갈지 모른다.
흔하게 발생하는 10가지 돌발 사례를 소개하겠다.
1. 입주 전 실측 당시에는 벽 상태가 모두 좋았고, 기존 거주자가 겨울에도 안 추웠다고 해서 단열 추가 안 하려고 결정
→ 철거해보니 벽 속이 모두 곰팡이여서 단열 추가
2. 발코니 타일은 제외하고 간단하게 공사하려고 결정
→ 샷시 시공을 위해 기존 샷시 철거하던 중 타일 손상
→ 타일 공정 추가
3. 기상 이변(우천, 폭설 등)으로 인해 날씨 영향받는 공정들이 지연됨
→ 소요기간 늘어남
→ 입주일에 맞추기 위해 추가 인원 투입
4. 샷시 창틀 주변에 몰딩을 붙이면 창틀이 두꺼워보여서 제외
→ 도배 작업자가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우레탄 폼 위에 그대로 도배해버림
→ 추후 도배지 변색 및 변형
→ 몰딩 추가
5. 도배 장판 타일 화장실 주방 샷시만 변경
→ 철거과정에서 석고보드 깨짐 / 가벽이 물기를 먹고 썩음
→ 목수 추가 섭외 / 목공 비용 상승
6. 확장 및 단열하는 경우
→ 단열재의 두께 + 각재 + 석고보드 등의 두께를 감안하여 창틀이 가려지지 않도록 창틀 사이즈를 줄여줘야 함.
→ 이 부분에 대해 어느 업체에서도 알려주지 않아 창틀이 벽에 가려짐
7. 공사 완료 후 세탁기 또는 건조기가 세탁실로 들어가지 않음
8. 마루 시공 후 도배하는 일정으로 스케줄을 잡아놨음.
→ 장판을 까보니 바닥상태가 안 좋아서 수평 몰탈 작업 필요
→ 수평 몰탈 마르는 데 시간이 5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작업 지연
→ 도배 일정도 뒤로 미뤄서 겨우 잡아놨는데, 마르는데 하루 이틀 더 걸려버림
→ 결국 마루 시공 전 도배 진행
→ 수평몰탈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 진행 (어마어마한 먼지 + 추가 비용)
→ 새 도배지에 먼지 가득 묻어버림 (청소 비용 상승)
9. 공사하던 업체가 요청대로 일을 안 하고 자기 판단대로 시공함
→ 이대로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다른 공정은 안 맡기겠다고 얘기
→ 새로운 업체를 찾아야 함
→ 신규 업체 찾는 시간 + 비용 상승
10. 몰딩을 먼저 박은 후 벽 미장 진행
→ 몰딩 철거 시, 몰딩이 있던 부분이 미장 진행한 벽보다 움푹 들어가게 됨
→ 얇은 몰딩을 하고 싶더라도, 패인 부분 커버 불가능
(패인 부분의 깊이가 몰딩 깊이보다 깊음)
→ 울며 겨자 먹기로 두께가두꺼운 갈매기 몰딩으로 변경하거나, 새로 몰딩 진행해야 함
→ 견적 올라감.
세상 깐깐하고 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셀프 인테리어가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매일 보고,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궁금한 것들은 즉시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시공이 끝난 후에 말해봤자 고치기도 어렵다.
(어쩌면 돈이 더 들 수도 있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는 둘 중 한 명이라도 자율 출퇴근이 가능한 게 아니고서야 턴키 업체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세한 업체 선정 노하우는 다음 편에서 소개하겠다)
인테리어 업체들은 자기네가 알아서 다한다고 할 것이고,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안 하는 손님을 가장 좋아한다.
돈까지 다 받고 나면 세상 밍기적 거리기 때문에 돈을 낸 손님만 속이 터진다.
그 비싼 돈 내고 마음에 안 드는 인테리어로 되면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
내향적인 사람들이나 무던한 사람들도 이때만큼은 세상 깐깐하고 집요한 손님이 되어야 손해를 안 볼 수 있다.
일반화는 안 좋지만, 실제로 인테리어 업계는 거친 사람들이 많고, 입 다물고 있으면 호구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구역의 미친X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소 2천만 원 이상이 걸린 프로젝트이다.
내가 깐깐해지는 만큼 손해가 줄어든다.
엑셀 등에 위치별 요구사항, 특이사항, 원하는 벽지/장판/마루 종류, 원하는 자재 등 전부 다 적어서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테리어 업체도 혀를 내두르도록 주인이 챙겨야만 날림 공사를 방지할 수 있다.
인부들의 실내 흡연을 조심해라
또 주의할 점은 인부들의 실내 흡연 적발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인터넷 후기가 좋고, 홈페이지의 인테리어 사례가 마음에 든다고 해도, 그게 그 업체가 흡연을 관리한다는 뜻이 되진 않는다.
인테리어 작업자 중 흡연자의 비율은 매우 높으며, 그들은 흔히 집주인이 안보는 곳에서 흡연을 한다.
어차피 마무리만 잘 되면 돈을 받을 수 있고, 흡연은 증거를 잡기도 어려운데, 집주인이 없는 곳에서 무슨 짓을 못하겠는가.
기껏 고가의 친환경 자재를 골라봤자, 그 안에서 이미 흡연을 했다고 생각하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그러지 않는 분들도 많겠지만, 인터넷에만 찾아봐도 흡연 적발 사례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 계약 시 금연 조항을 넣는 것을 추천한다.
한 업체에서는 이 금연 조항을 지키기 위해 집안 곳곳에"흡연 적발 시 입금 불가"라고 붙여놨었다고 한다.
덕분에 불시에 가도 단 한 번도 담배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다만 흡연 대신 소주를 마실 수도 있긴 하다.)
무조건 기록을 남겨라
전화는 녹음하는 게 아니라면 하지 말아라.
무조건 업체에서 말을 바꾸기 때문에 기록을 남겨놔야 한다.
문자 메시지든 카톡이든 기록이 남는 방법을 통해 최대한 자세하게 요구하고, 틈틈이 공사 진행 상황을 확인해라.
이는 턴키로 진행하던 셀인으로 진행하던 마찬가지다.
업체를 100% 신뢰하지 말고, 모든 것을 내가 직접 확인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불시에 방문해서 상황을 확인하고, 거의 매일 같이 현장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체크해야만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모든 공정이 연결돼있다보니, 어느 작업자의 실수로 어디에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다.
마루에 하자가 발생해서 마루 업체에 따져도, 마루 업체는 도배 업체에게, 도배 업체는 또 마루 업체에게 책임 떠넘기기를 시전 했다.
이 경우에는 하자에 대해 제대로 조치 받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실제로 어떤 직장인 부부는 매일 퇴근 후 랜턴을 가지고 방문하여 꼼꼼히 기록을 남겼다고 했다.
기록이 남기 때문에 업체에서 말을 바꾸거나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하더라.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인테리어 업자들에게 한번 당해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이웃 주민과의 갈등을 조심해라
인테리어 공사는 업자와의 갈등도 있지만, 아파트 주민과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공동주택법 :
전면 수리는 일정 비율 이상의 같은 동 주민의 동의가 필수이지만, (큰 소음이 발생하는 공사, 아파트 재건축 등)
부분 수리의 경우에는 동의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소음으로 인해 이웃 간 불화가 생길 수 있고, 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사전에 대응하는 것이 더 좋다.
소음공해는 뉴스 일면을 장식할 만큼 이웃 간 불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온라인 강의 등 집에 있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지 않았나.
소음 피해를 입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주 동안이나 이어지는 소음 스트레스는 어마 무시할 것이다.
또한 공사 진행 전 일정 비율 이상의 입주자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도록 규정된 아파트도 있는 만큼, 사전에 관리사무소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만약에라도 이웃 주민이 관리실 등에 민원을 넣게 되면 인테리어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관리실 입장에서는 일단 그 민원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를 중단시키려 하고, 심한 곳의 경우 경찰까지 출동할 수 있다.
요즘 보면 공사 전에 위아래 층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봉투나 마스크 한 장 정도를 뇌물로 돌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뇌물(?)이 없더라도 인사를 받고 안 받고는 이웃의 참을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외에도 엘리베이터에 미리 공고를 써붙여두자.
급하게 일정이 잡혀서 이런 이런 공사를 하게 되었고, 소음 발생시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시간 정도이다.
양해 부탁드린다.
이 정도 내용이면 욕을 덜 먹을 수 있다.
(아예 안 먹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다음 편에서는 업체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https://dawn-won.tistory.co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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