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내게 임신은 막연히 언젠가는 해야 하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미지의 공포 그 자체였다.
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이제는 '미래의 내가 하겠지'와 같은 말로 떠넘기기(?)가 어려워졌다.
결혼 전부터 나는 남편에게 우리가 아이를 언제 가지는게 좋을지에 대해 여러 번 의논하고는 했다.
남편은 내게 "원하는 대로 해라"라고 했고, 나는 내가 언제 아이를 가지길 원하는지 결혼 준비할 때부터 몇 달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초기 노산 연령은 만 31세
최근 난임이 증가하면서 노산의 기준이 새롭게 발표됐다고 한다.
산모의 초산 연령과 염색체 이상, 그리고 태아의 다운증후군 발생빈도 변화를 봤을 때 만 29~30세부터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초기 노산 연령은 만 31세)
노산은 아이뿐 아니라 산모에게도 신체적 부담이 크다고 하기 때문에 나는 노산을 피하고 싶다.
그렇다면 내게 남은 시간은 1년 3개월이다.
언제 일을 휴직할 것이냐
많은 여성의 초산 연령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많은 여성의 사회 진출 및 커리어 욕심의 영향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주변의 여자 친구들과 이런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30대 중반 이후 임신을 염두에 두는 친구들이 많다.
자리를 잡은 후에 경력 단절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언젠가 애기 엄마인 회사 선배가 이런 말을 하더라.
큰 역할을 맡고 있을 때 휴직하게 되는 것과 작은 역할을 맡고 있을 때 휴직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기왕이면 아직 작은 역할을 맡고 있을 때 아이 육아를 하고,
그 후에 계속해서 일하는 것이 커리어 면에서 더 좋다는 것이었다.
젊고 건강하면서, 직장 내 영향력이 작을 때 아이를 가지는 게 더 좋다는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나는 신혼을 충분히 즐겼나
유부 선배들에게 물어보면 다들
아이는 신혼을 충분히 즐기고 나서!!
라고 말하더라.
신혼은 언제까지를 신혼이라고 하는 걸까? 과연 나는 지금까지 충분히 신혼을 즐겼나?
사실 결혼을 20대 후반에 한 시점에서 노산도 피하고 두 사람만의 신혼도 충분히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래서 어른들이 일찍 결혼하라고 하는 걸까?
나는 결혼 전에 남편과 몇 개월간 동거를 했는데, 그래서인지 나는 이미 결혼한 지 1년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실제로는 3개월...)
너무나도 두려운 출산...
신혼부부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로 임신을 망설이는 이유는 크게 둘 중 하나이더라.
1. 둘만의 신혼을 더 즐기고 싶다.
2. 출산이 너무 무섭다.
나는 후자의 케이스였다.
출산은 너무 무섭고,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그 과정이 하나도 아름답지 않았다.
얼마나 아프길래 회음부 절개를 마취도 없이 하는데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것인지,
얼마나 고통스럽길래 눈앞이 하얗게 된다는 건지,
출산을 하고도 산후 통증이 왜 그렇게 많은 건지.
(나는 주사 맞는 것도 무서운데... ㅠㅠ)
출산만 무서운 것도 아니었다.
임신 과정에서 장기 위치가 바뀌게 되고, 소화력도 떨어지고 숨도 차고...
입덧 종류는 뭐 그렇게 많은 건지, 별에 별 입덧이 다 있더라.
(사람 따라 없는 사람도 있다지만, 내가 입덧에 당첨되면 어떡하지 ㅠ)
결혼을 결심한 그 순간부터 나는 계속해서 고민을 거듭해왔다.
계속해서 고민을 했기 때문에 위의 사항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결론이 났지만,
두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워낙 인생에서 큰 이벤트이기 때문일까,
쉽게 결심이 서지 않았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어느 순간 때가 왔다는 느낌이 왔다고 한 것처럼
결심이 섰다.
나와 남편을 닮은 아이를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당장 가질 수는 없다.
나도 남편도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나는 올해 2022년 여름 임신을 목표로 할 것이다.
올해 여름까지 남편과 다시는 오지 않을 신혼생활을 즐기고,
기쁜 마음으로 내 인생에 다가올 새로운 변화를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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