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던 사람이다.
아주 어릴 적에는 20대 후반쯤에는 결혼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20대 중반이 되고, 후반이 되어보니 내가 어릴 적에 생각했던
'결혼할 나이'가 됐다는 게 믿기지가 않더라.
나는 남편과 한국나이 26살이었던 2019년 7월부터 사귀기 시작했는데
1년 정도 사귀었을 때쯤 아빠가 나에게 물어보더라.
"쿼카야, 지금 남자친구랑 얼마나 됐지?"
- "지금 대략 1년 정도 사귀었지~"
"그러면 지금 남자친구랑 결혼할지 말지 이제 슬슬 결정을 해라."
- "??? 아빠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아직 1년밖에 안 사귀었어!"
"ㅇㅇ이도 이제 벌써 결혼 상대 찾을 나이인데 네가 걔랑 결혼할 마음도 없으면서 붙잡고 있는 건 민폐다. 안 할 거면 헤어지는 게 옳다."
나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워서 아직 2년도 안 사귀었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며 아빠를 타박했고,
하지만 조금 궁금했어서 남자친구에게 전화 통화 중 이에 대해 물어봤다.
역시나 당시 28살이던 남편도 당황스러워했고,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면서 말을 아끼더라.
나도 연애의 즐거움에 푹 빠져있을 때라 결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 그렇게 아빠의 의견에 대해서는 잊어버렸다.
그로부터 약 1년 반이 지난 2021년 2월,
아빠가 다시 한번 내게 물어봤다.
"쿼카야, ㅇㅇ이랑 결혼할 마음이 없니?"
- "아니 아빠, 나는 아직 너무 어려!! 내 주변에 결혼한 애 아무도 없어!!"
"쿼카야, 니가 지금 착각하는 것 같은데 넌 어리지 않아."
- "내 생각에 나는 아직 결혼하기에 너무 어린데?"
"네가 언제까지나 어리다고 생각하지 마라. 니 나이에 애엄마여도 이상하지 않아!"
나는 내가 어리지 않다는 아빠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고,
(학생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내 주변에 아무도 결혼하지 않았는데!!)
엄마에게 아빠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아냐며 구시렁대었다.
하지만 역시나 엄마도 아빠와 같은 의견이었더라.
"대체 ㅇㅇ이랑 결혼하기 싫은 이유가 뭐야?"
- "아니.. 결혼하기 싫다는게 아니라 나는 아직 결혼하기에 어리다는 얘기지!!"
"결혼 별거 아니야. 니가 ㅇㅇ이랑 결혼해서는 안될 이유가 있어? 없으면 결혼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역시나 남편과 결혼해서는 안될 이유는 내가 어리다는 것 외에는 없더라.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결혼할 나이라는 걸 부정하고 싶었는지, 다시 한번 No를 외쳤다.
며칠 후 부모님의 지령을 받은 막내 동생이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난 나에게 말했다.
"헐 언니 ㅠㅠㅠ!! 언니 몇 달 사이에 왜 이렇게 늙었어?
팔자주름 좀 봐... 언니 관리 좀 해야겠다..."
나는 그날따라 스스로 아주 괜찮다고 생각하던 차였기에 동생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어쩌면 6살 어린 동생이 한 말이라 더 충격이었을 수도 있고, 내심 동의해 버렸을 수도 있다.
얼마나 서러웠던지 눈물이 다 나더라.
동생이랑 아웅다웅하던 중 날아온 아빠의 최종통보.
"올해 안에 결혼하면 지원을 해주겠으나, 올 해를 넘긴다면 지원은 없다!"
https://dawn-won.tistory.com/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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