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홀은 결혼 준비 과정의 첫 번째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금액적으로도 가장 크고, 웨딩 날짜를 정하기 위해서는 웨딩홀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식 날짜를 확정하지 않으면 스드메 등 다른 업체와의 계약을 할 수가 없다.
누군가 웨딩홀은 언제 잡아야 하냐고 묻는다면, 최대한 빨리 잡으라고 할 것이다.
빠르면 빠를 수록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식장을 얼리버드 가격에 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인기 많은 홀의 경우 1년 전에 이미 마감되는 경우도 있고, 상담조차도 1달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
나는 처음 결혼식 얘기가 나왔을 때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정말 막막했다.
보증인원이 무엇인지, 컨벤션/하우스/호텔/채플이 뭐가 다른지, 동시예식/분리예식은 또 뭐고, 식대는 얼마 정도가 적정가인지 하나도 몰랐기 때문에 찾아보고 이해하는 데만 한 세월이 걸렸다.
확실한 건, 위의 개념들을 다 이해하고, 어느 정도 정해놓고 웨딩홀 투어를 다녀야 결정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웨딩홀 투어는 여러 웨딩홀과 상담예약을 잡고 주말마다 투어를 다니는 것을 말한다.
사진과 실제로 가서 보는 홀은 무척 다르고, 인터넷에 나오는 식대와 실제 상담받으면서 안내받는 식대는 많은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꼭 여러 예식장에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적게는 2군데 투어 후 결정하기도 하고, 많게는 10군데 가량 투어를 가는 사람도 있다.
홀 투어는 많은 시간을 잡아먹기 때문에 최대한 내 상황에 맞게 필터링한 홀에만 방문 상담 예약을 잡는 게 좋다.
아래는 예식장 선택 순서이다.
이 순서를 추천하는 이유는 직접 결혼해보고, 남의 결혼식에도 참석해본 결과, 이 순서로 하는 게 당사자도 가장 만족스럽고, 하객에게도 나쁘지 않은(?) 예식장을 선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0. 결혼식 시기 및 보증인원 정하기
이는 처음부터 정해놓아야 하고 다른 조건들을 필터링 할 때도 계속 고려해야 한다.
(1) 결혼식 시기
예식장에 상담을 가기 전에 무조건 정해놓아야 하는 부분이다.
이는 각자 신랑 신부가 양가 어른께 피하고 싶은 시기 등이 있는지 물어보고 당사자끼리 합의하는게 좋다.
- 내가 봄/여름/가을/겨울 중 언제 결혼하고 싶은지?
- 양가 어른들이 바라는 시기/날짜가 있는지?
(예: 9월 중순~10월 말 사이)
만약 여름/겨울(비수기)도 상관없다고 한다면 결혼 예산을 상당히 아낄 수 있다.
또 가족 친지 중 종교인이 있다면, 요일에 대해서도 확고한 취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파악은 필수이다.
(2) 보증인원
보증인원이란 쉽게 말해 기본 참석 하객 수를 의미한다.
만약 결혼식에 오지 않더라도 이 인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식대를 지불해야 한다.
최근 보증인원 관련해서 가장 문제 되는 것이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국에서는 결혼식과 같은 행사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보증인원을 200명으로 계약했는데 150명만 참석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코로나가 심한 상황에서도 내 결혼식에 반드시 참석할 인원수를 파악해야 한다.
물론 반대로 예상치 못한 하객이 너무 많을 경우에도 추가 인원의 식대를 할인금액이 아닌 비싼 돈 다 주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웨딩홀들은 추가 인원 10~20% 수준의 식사를 추가적으로 준비 해두기 때문에 부모님 사업 등으로 인해 추가 인원이 예상 안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이 인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식장 투어를 가야만 과도하게 많은/적은 보증인원으로 계약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보증인원은 예식장과 상담 시 시간대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상하는 인원이 300명을 넘는다면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황금시간대는 250명~300명은 되어야 계약이 가능하다.
*Tip:
부모님이 대략적으로 말씀하시는 인원을 믿으면 안된다. 명단을 정확하게 적으시면서 세어보시라고 하면 아예 다른 숫자가 나올 것이다.
1. 웨딩홀 취향 확실하게 하기
결혼식 시기와 보증인원이 대략적으로 정해졌다면, 이제 가장 먼저 내가(신부가!!) 어떤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지 파악해야 한다.
위치에 앞서서 신부의 취향을 파악하는 이유는 보통 어느 지역에든 다양한 웨딩홀이 위치하고 있고, 결혼식의 만족도 자체가 신부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1) 홀 스타일
아래 표와 같이 예식장은 크게 4가지 종류가 있으며, 신부마다 취향이 확고하게 갈리게 된다.
나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취향이었기에 확고한 컨벤션이었다.
- 성스러운 분위기는 무조건 X
- 밝은 분위기도 X
- 너무 과하게 비싼 가격 X
- 나에게 모두가 집중했으면 좋겠음.
- 결혼식은 무조건 신부가 주인공
- 내가 원하는 대로 연출하고 싶음.
하지만 만약 위의 보증인원 단계에서 아예 100인 미만 소규모 결혼식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면, 스몰웨딩 위주로 알아봐야 할 것이다.
(2) 분리예식 VS 동시 예식
https://dawn-won.tistory.com/7
다른 게시글에서 분리 예식과 동시 예식 차이점을 자세히 정리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예식장과는 별도 연회장에서 식사를 제공할 것이냐 (분리 예식) 아니면 같은 홀,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제공하느냐(동시 예식)가 다르다.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각자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위치 정하기
흔히 결혼식은 신부가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위치에 대해서는 어른들의 의견도 꼭 반영이 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하객의 최소한 반 이상이 부모님의 손님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고향이 지방이라면 KTX나 버스 등의 교통을 신경 쓰실 가능성이 높다.
강남권, 잠실권, 수원권, 강서, 강동 등등등 어느 지역에서 하는 게 좋을지 후보군이라도 추려두자.
그리고 내 경험 상 위치는 부모님께 꼭 확인하는 것이 좋은 게, 내가 마음에 들었던 예식장 중 하나는 위치한 동네가 과거에 가졌던 안 좋은 이미지 때문에 부모님이 반대하셨다.
여기까지 정해졌다면, 내가 원하는 위치에 소재한 웨딩홀 중 내가 바라는 스타일의 웨딩홀 리스트를 뽑아 상담예약을 잡으면 된다.
이미 동행 혹은 비 동행 플래너와 계약을 한 상태라면 플래너에게 상담 예약을 잡아달라고 하자.
*Tip:
사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비동행 플래너를 구해서 식장 상담 예약을 잡는 것이다.
'웨딩 프렌즈'라고 하는 다이렉트결혼준비에서 하는 곳은 결혼식장만 예약 잡아달라고 해도 잡아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비부부에게는 따로 수수료도 받지 않으며, 워크인이랑 가격 차이도 거의 없다.
이 업체와는 이 단계까지만 하고 다른 업체와 스드메 등 계약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다.
(다이렉트는 후기를 많이 쓰게 하므로 무척 귀찮기 때문에, 후기 쓰는 게 귀찮지 않은 사람들만 스드메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3. 가격 ( 식대 x 보증인원 + 대관료 + 기타 서비스)
상담을 가면 식대와 대관료 등 일체에 관한 금액을 알려준다.
일반적으로 식대는 저렴하게는 4만 원대, 비싼 곳은 10만 원에 육박한다.
5만 원만 안 넘겨도 괜찮은 가격으로 계약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식대에 보증인원을 곱하고, 거기에 대관료 및 기타 비용 (꽃 추가 비용, 음료 등)을 더하면 그것이 웨딩홀에 들어가는 총비용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항목은 상담자 권한으로 서비스로 넣어준다고 하고, 어떤 것은 넣어주기 힘들다고 하기도 한다.
*Tip:
이때 최대한 서비스 챙겨 받을 수 있도록 밀당을 하자.
나의 경우, 엄마와 함께 투어를 돌았는데, 엄마가 깐깐한(?) 엄마 역할을 잘 맡아줘서 추가 서비스를 챙겨준 곳들이 많았다.
어디 어디가 아쉬워서 계약하기 망설여진다고 하며 조금 더 서비스를 챙겨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견적을 받으면 보통 당일 계약할 때만 유효하다고 안내한다.
보통 결혼 전 ㅇㅇ일 전까지는 무료 취소되기 때문에 너무 마음에 안 드는 홀만 아니면 전부 계약한 후, 최종 선택하면 된다.
견적이 예산 범위 내에 있는지 확인하여, 아닌 곳만 거르자.
4. 기타 조건
예산 범위 내에 맞는 웨딩홀 중에서 기타 조건에도 들어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1) 접근성/주차장
차를 끌고 오는 손님이 많을 경우 예식장의 주차장은 매우 중요한 결정 요소 중 하나이다.
실제로 내가 선택한 예식장은 주차장이 무척 넓다는 점이 상당한 플러스 요소였다.
접근성도 역에서 도보 10분 내외였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하는 곳이었다.
(2) 식사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객들이 결혼식에 가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접근성과 식사라고 하니,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결혼식을 해보고, 남의 결혼식도 참석해본 결과, 생각보다 식사는 후순위에 두어도 괜찮은 조건 같았다.
물론 너무 맛없다는 평이 있다면 문제겠으나, 적당한 수준만 된다면 결혼식 만족도에는 큰 영향이 없다.
(3) 코로나 대응
이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국에서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코로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코로나 대응이 엉망이었던 홀과 계약했던 신랑 신부들은 이 부분을 가볍게 여긴 것을 크게 후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최악의 대응을 하는 업체는 미리 피해두는 것이 정신건강을 위해 좋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예식장을 선택하면 사실상 결혼 준비의 반을 끝낸 것과 다름없다.
기준을 정해두고 선택하면 예식장 때문에 불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혼식 당일날에는 생각 이상으로 사소하고 자잘한 일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으므로, 전체적인 홀 인상과 내가 중요시하는 부분을 잘 케어하는 웨딩홀인지만을 확인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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